MOYOMOYO
모요 · PERSONAL BLOG

MOYO

생각과 경험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좋은 컨설턴트는 좋은 드라이버와 닮았다 대표이미지

좋은 컨설턴트는 좋은 드라이버와 닮았다

모요조회 14댓글 0

프로젝트를 운전에 비유해 보면 어떨까.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출발할 때 목적지가 정해져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기존 시스템을 전환하거나, 데이터를 이관하고 정해진 날짜에 Go-Live 하는 것처럼 우리가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는 대체로 알고 있다.

그런데 목적지를 안다고 해서 누구나 그곳에 잘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했다고 모든 운전이 좋은 운전이 되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빨리 가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에는 언제나 일정이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회의를 빨리 끝내고, 요구사항을 빨리 확정하고, 개발을 빨리 완료하고, 테스트를 빨리 끝내려고 한다.

물론 속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운전을 생각해 보면 빠르게 달리는 것이 항상 좋은 운전은 아니다.

앞에 급커브가 있는데 속도를 줄이지 않는 운전자를 우리는 좋은 운전자라고 하지 않는다.

비가 많이 오는데 평소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도 좋은 운전이라고 하기 어렵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데 일정만을 이유로 의사결정을 서두르면 언젠가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이관하거나, 업무 영향도를 확인하지 않고 설계를 확정하거나, 테스트에서 발견한 문제를 일정 때문에 뒤로 미루는 것이 그런 경우다.

당장은 빨리 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그동안 아낀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잃는다.

그렇다고 천천히 가는 것이 정답도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계속 속도를 줄일 수만은 없다.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모든 사람의 동의를 기다리고,
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결정을 미룬다면 프로젝트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프로젝트에는 도착해야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운전자는 무조건 천천히 달리지 않는다.

직선도로에서는 속도를 내고,
위험한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막힌 길을 만나면 다른 길을 찾는다.

중요한 것은 빠르냐 느리냐가 아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속도로 가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프로젝트에서 시니어 컨설턴트가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고객은 목적지만을 사는 것일까

택시를 탔다고 생각해 보자.

두 명의 운전자가 모두 같은 시간에 같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두 서비스는 같다.

하지만 한 운전자는 계속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한다.

차선을 위험하게 변경하고 승객은 가는 내내 불안하다.

다른 운전자는 교통상황을 미리 살피고 부드럽게 운전한다.

차 안은 편안하고 좋은 음악이 흐른다.

길이 막히면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경로를 제안한다.

두 운전자 모두 목적지에는 도착했다.

그렇다면 두 경험도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컨설팅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컨설팅의 가치를 결과로 설명해 왔다.

시스템을 구축했다.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데이터를 이관했다.
정해진 날짜에 Go-Live 했다.

물론 이것들은 중요하다.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고 컨설팅을 받는 이상 결과는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가 같다고 해서 컨설팅의 가치까지 같은 것은 아닐 수 있다.

프로젝트에도 승차감이 있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고객이 불안해하는 순간이 있다.

현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거나,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일정이 정말 가능한지 모르거나,
문제가 발생했는데 누가 해결하고 있는지 모르는 순간이다.

이때 컨설턴트가 단순히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만 처리하고 있다면 프로젝트는 앞으로 가고 있을지 몰라도 고객의 승차감은 좋지 않다.

반대로 좋은 컨설턴트와 일하면 조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현재 어디에 있는지 설명해준다.

앞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미리 이야기해준다.

선택해야 할 것이 있다면 선택지를 정리해준다.

각 선택에 어떤 장점과 위험이 있는지 설명해준다.

문제가 발생하면 숨기기보다 상황과 해결 방향을 알려준다.

고객은 모든 기술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지금 프로젝트는 통제되고 있다."

나는 이 감각이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I라는 아주 뛰어난 내비게이션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는 AI가 있다.

AI는 점점 더 뛰어난 내비게이션이 되어가고 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알려주고,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문서를 작성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 방법까지 제안한다.

앞으로 그 능력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이 아주 좋아지면 운전자는 필요 없어지는 것일까?

어떤 영역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라는 길은 지도에 표시된 도로처럼 항상 정해져 있지는 않다.

가다가 길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어제까지 있던 길이 오늘 없어지기도 한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바뀌고,
조직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데이터 문제가 발생하고,
일정과 품질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AI가 많은 선택지를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결국 누군가 고객과 이야기하고,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을 돕고, 선택의 결과를 함께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AI와 경쟁해서 더 많은 지식을 알고 더 빠르게 문서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컨설턴트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AI라는 뛰어난 내비게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인간인 컨설턴트가 해야 할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넘어 경험으로

좋은 드라이버의 목적은 승객을 계속 차에 태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컨설팅도 마찬가지다.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좋은 컨설팅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목적지에는 정확하게 도착하되,
가는 동안 불필요한 사고를 피하고,
상황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고,
길이 막히면 새로운 경로를 찾아주고,
승객이 불안하지 않도록 상황을 설명해주는

로그인 후 좋아요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