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SAP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야근은 어찌 보면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입니다. 이는 단순히 업무량이 많아서라기보다는, 프로젝트 진행 방식 자체가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까라면 까” 식의 리더십이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리더가 명확한 비전과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채, 단순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한 결정 회피와 번복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의 회피와 번복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명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많은 프로젝트에서 결정권자들이 책임을 회피하거나, 한 번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프로젝트 팀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동일한 작업을 반복하게 만들며, 야근과 같은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어제는 이 방향으로 가자더니, 오늘은 또 바꾸자고?”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게 되는 환경이죠.
보고를 위한 보고, 끝나지 않는 회의
회의는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한국에서는 단순히 시간을 소모하는 비효율적인 회의가 너무 많습니다. 회의가 끝나도 결론이 나지 않거나, 결론이 난 뒤에도 계속해서 번복되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보고를 위한 보고서 작성이 만연해 있어, 실제 업무보다는 보고서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이 소비되기도 합니다.
보고서가 여러 번 수정되거나, 서로 다른 팀 간의 견제 때문에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보고해야 하는 상황도 빈번합니다. 이런 비효율성은 결국 프로젝트 팀원들의 업무 시간을 갉아먹고, 그 시간은 야근으로 보상받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동료 간의 불신과 책임 전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팀 간 협력이 중요한데, 한국의 프로젝트 환경에서는 종종 서로 다른 팀들 간의 견제가 일어납니다. 이는 팀원들 간의 불신을 심화시키고, 자신이 아닌 다른 팀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이로 인해 협업이 아닌 경쟁 구도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전체적인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프로젝트 매니저와 오너의 역할
이러한 환경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와 오너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첫째, 현실을 직시하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해야 합니다. 회의는 필요한 경우에만 간결하게 진행하고, 보고서 작성은 최소화하며, 결정된 사항은 쉽게 번복하지 않도록 강력한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팀 간의 협업을 장려하고, 서로를 견제하는 문화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오너는 팀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이 제안하는 효율적인 방법들을 수용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책임 전가를 방지하기 위해 명확한 업무 분담과 성과 측정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프로젝트의 목표와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팀원들은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해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변화는 가능할까?
한국의 프로젝트 문화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나가야 합니다.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리더의 의지와,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는 팀원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SAP 구축 프로젝트는 단순히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야근과 스트레스가 만연하지 않도록, 모두가 효율성을 추구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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